테슬라 세미 트럭이 마침내 생산 및 출고를 시작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실제 트럭 운전사들로부터 트럭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폴란드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트럭 운전사인 토마스 오린스키(Tomasz Orynski)는 최근, 세미 트럭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내놓았다. 트위터를 통해 공유된 그의 의견은 세미 트럭의 캡 디자인이 “완전히 멍청하다”라는 언급으로 시작된다.
그는 세미 트럭이 중앙에 위치한 운전석으로 실내 공간이 좁다며 활용되지 못하고 낭비되는 공간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진으로 보기엔 멋있을지 몰라도, 실제 트럭을 운전하게 되면 중앙 운전석 배치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멀리 시야를 내다보고 다음 동작을 미리 계획하기가 어렵고 복잡하다”라고 그는 언급했다.
또한 트럭 운전사들은 부두나 공장, 톨게이트 등지에서 많은 시간을 화물을 다루거나 서류에 사인하며 보내게 된다. 그러나 세미 트럭의 문은 운전석 뒤에 위치해 있다. 주로 화물트럭의 운전석 뒤에는 침대가 있는 넓은 공간인 슬리퍼 캡이 존재하는데, 세미 트럭은 이를 간과한 것이다.
오린스키에 따르면 트럭 운전사들은 종종 20분 정도의 낮잠을 통해 장거리 운전 시 필요한 에너지를 재충전한다고 한다. 세미 트럭을 충전하기에도 딱 알맞은 시간인 20분이다. 그러나 세미 트럭에는 슬리퍼 캡이 없어 트럭 운전사들이 휴식을 취할 공간이 없는 것이다.
오린스키는 이어 세미 트럭 내부의 여러 태블릿을 문제 삼았다. 그는 현재 태블릿이 장착된 메르세데스 벤츠를 운전하는데, 태블릿이 운전 시 아주 골칫덩이라고 한다. 실제로 차량 운전시 터치스크린이 운전자의 주의 집중에 방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트럭이 아닌 일반 차량에도 적용되는 지점이다. 터치스크린보다는 실물 버튼이 있는 편이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조작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운전자에게는 훨씬 낫다고 한다. 또한 오린스키는 태블릿이 야간 주행 시에 너무 밝아 시야에 방해가 된다고 한다.
세미 트럭의 각진 앞 유리는 차창에 쌓은 눈을 치우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차고가 높아 밖에서 창문을 청소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창문 구조는 햇빛이 강한 날에 운전석 공간을 지나치게 뜨겁게 만들 위험이 있다. 물론 에어컨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전기차 특성상 주행거리를 크게 손해 볼 것이다.
사이드미러 위치도 문제로 꼽혔다. 일반 트럭에서는 문을 통해 백미러에 손이 닿아 닦을 수 있다. 그러나 세미 트럭의 문은 운전석 뒤에 있기 때문에, 백미러에 손이 닿을 방도가 없다.
“세미 트럭의 단점은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다. 이 차량은 실용성 없는 부잣집 도련님의 장난감일 뿐이며 실질적인 업무용 트럭이 아니다. 디자이너들은 화물 운송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었던 것 같다.”오린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언론 ‘카우보이 스테이트 데일리(Cowboy State Daily)’는 실제 트럭 운전사를 대상으로 세미 트럭에 관한 의견을 조사했다. 결과는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장거리 화물 운전사들은 800km가 넘는 세미 트럭의 주행 거리에 대해 감흥이 없었고, 메가차저를 이용할 경우 하루 평균 40분에서 50분을 충전하는 데 소요해야 하는데 비해 기존 가솔린 트럭의 경우 7분이면 주유할 수 있기 때문에 세미 트럭이 오히려 시간 낭비라는 반응이 많았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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