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로 신차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시장에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재고는 빠르게 줄어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내 신차 재고는 전달 대비 7.4% 감소한 249만 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5% 줄어든 수치다. 한 달 새 재고가 약 20만 대나 감소한 셈이다.
콕스는 “봄철 특유의 계절적 판매 증가가 있었지만, 차량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 일부 업체들이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차량 출고를 늦추거나 생산을 일시 중단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신차 공급일 수도 짧아졌다. 4월 기준 미국 시장의 평균 신차 공급 일수는 66일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6일, 전달보다도 6일 줄었다.
브랜드별 차이도 뚜렷했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공급 일수가 한 달 이내인 반면, 랜드로버·인피니티·미쓰비시·램·재규어 등은 100일 이상 재고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월 말 기준 미국 내 신차 평균 리스팅 가격은 약 6,760만 원으로 한 달 전보다 약 107만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83만 원 올랐다.
차량 가격 인상 움직임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포드는 최근 머스탱 마하-E, 매버릭, 브롱코 스포츠 등 주요 모델의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며, 그 배경으로 관세 부담을 언급했다. 업계는 다른 제조사들도 뒤따라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에 공급 차질,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은 당분간 어려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셈이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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