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드디어 사이버트럭 중고차 매입을 시작했다. 2023년 말부터 인도가 시작된 이 픽업은 출시 초기 큰 화제를 모았지만, 지금은 감가상각의 현실에 직면했다.
특히 ‘사이버트럭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보유한 일부 차주들은 차량 가치가 1년 만에 3분의 1 이상 하락한 사실에 경악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이버트럭을 처분하고자 하는 차주들이 외부 플랫폼이나 개인 거래에 의존해야 했지만, 테슬라가 중고차 반납(트레이드인)을 공식적으로 받기 시작하면서 내부 매각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감가상각률은 결코 가볍지 않다.
사이버트럭 오너 포럼의 한 회원은 주행거리 6,211마일(약 1만km)의 2024년형 AWD 파운데이션 시리즈에 대해 테슬라로부터 6만 5,400달러(약 9100만 원)의 매입 견적을 받았다.
또 다른 2024년형 동일 모델 소유자는 주행거리 약 3만 2,000마일(약 5만 1,500km)을 기록한 차량에 대해 6만 500달러(약 8800만 원)의 제안을 받았다.
해당 모델은 출시 당시 옵션이 모두 포함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신차 가격은 9만 9,990달러(약 1억 4000만 원)였다. 즉, 불과 1년 사이에 차량 가치는 각각 34%, 39%씩 하락한 셈이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19년 “가치가 오히려 상승할 자산”이라고 언급했던 발언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참고로, 테슬라의 이번 매입가는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 카바나(Carvana)가 제시하는 금액보다 약 8,000달러(약 1100만 원)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테슬라는 서류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초기 매입가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트럭은 2023년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고객 인도를 시작했지만, 초기 열풍은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지난해에는 옵션이 모두 탑재된 트라이 모터(Tri-Motor) 파운데이션 시리즈가 테슬라 공식 웹사이트에 11만 9,990달러(약 1억 6700만 원)에 등록된 사례도 있었으며, 초기 일부 구매자들은 이익을 목적으로 차량을 구매해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익 노림’ 전략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이버트럭이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수백만 명이 대기 중이라는 예약 대기 리스트는 사라졌고, 지금은 누구나 새로운 사이버트럭을 주문하면 단 일주일 만에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은 2023년 미국 내 전기 픽업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일정 수준의 성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 분기 연속 성장세 이후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2024년 1분기에는 포드의 F-150 라이트닝이 판매량에서 사이버트럭을 앞지르며 미국 내 전기 픽업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수천 대의 미판매 사이버트럭이 재고로 남아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다시 한번 생산 중단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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