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로도 부족한 소비자를 위한 초고가 시계가 등장해 화제다. 럭셔리 브랜드 부가티는 한정판 테이블 시계 ‘칼랑드(Calandre)’를 공개했다. 전 세계 단 99개만 생산되는 이 시계의 가격은 약 3억 3,120만 원으로, 슈퍼 SUV인 람보르기니 우루스 기본형과 맞먹는 수준이다.
‘칼랑드’라는 이름은 달력이나 시간과 관련이 있을 것 같지만, 프랑스어로 ‘자동차 라디에이터 그릴’을 의미한다. 실제로 디자인을 살펴보면 부가티의 전설적인 모델인 타입 41 로얄(Type 41 Royale)의 그릴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시계 전면부가 차량 그릴처럼 꾸며져 있다. 양쪽에는 조각과 함께 부가티를 상징하는 ‘춤추는 코끼리’ 두 마리가 장식돼 있다.
외형은 프랑스의 명품 유리 공예 브랜드 ‘랄리크(Lalique)’가 용융 크리스털을 주형에 부어 완성한 것이다. 상단에는 288개의 커팅 면을 지닌 붉은 크리스털이 얹혀 있는데, 시계 브랜드 제이콥앤코(Jacob & Co.)가 제작했다.
핵심은 내부에 있다. 바로 고급 시계 제조 기술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투르비용(Tourbillon)’ 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시계의 핵심 부품인 밸런스 휠과 이스케이프먼트를 회전 케이지에 담아 중력에 의한 오차를 줄이는 기술로, 현재는 성능보다 시각적 아름다움 때문에 사용된다. 칼랑드 시계의 전면에는 이런 투르비용이 그대로 노출돼, 시간이 흐르는 과정을 하나의 예술 공연처럼 연출한다.
이번 테이블 시계는 제이콥앤코와 부가티가 협업한 두 번째 작품이다. 앞서 557개 부품으로 구성된 손목시계 ‘부가티 투르비용’을 출시한 바 있으며, 해당 모델의 가격은 약 4억 7,000만 원에 달했다.
고급 자동차 브랜드와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의 협업은 최근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럭셔리 컬렉터 시장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향후 이들 제품이 세트로 경매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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