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천만 원대 초소형 전기차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히로시마 인근에 위치한 스타트업 KG모터스(KG Motors)가 선보인 1인승 전기차 ‘미봇(MiBot)’이다. 예약 개시 1년 만에 전체 생산 물량의 68%를 확보했고,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미봇은 길이 2,490㎜, 폭 1,120㎜, 높이 1,450㎜에 불과한 초소형 전기차로, 일반 골프카트와 유사한 크기를 가졌다. 7.68㎾h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100㎞ 주행이 가능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60㎞다. 충전은 일본 표준 100V 가정용 전원 기준 약 5시간이 소요된다.
KG모터스는 미봇을 ‘도심형 모빌리티 로봇’으로 정의하며, 자율주행 기능 탑재도 검토 중이다. 실내는 에어컨과 도어가 기본이라는 설명처럼 단순하지만, 실용성에 집중한 구성이다. 약 1,040만 원의 가격으로 일본 내 대표 전기 경차인 닛산 사쿠라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미봇은 일본 경차보다 더 작은 ‘마이크로카’ 규격에 해당돼, 자동차세와 보험료가 낮고 정기 검사 의무에서도 자유롭다. 이러한 규제 혜택과 더불어 저렴한 가격이 초기 흥행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KG모터스는 현재까지 2,000건 이상의 예약을 확보했으며, 초기 물량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맞춘 뒤 연간 1만 대 생산 체제로 진입할 계획이다. 특히 2023년 일본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2,000대 수준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미봇의 성과는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봇과 같은 초소형 전기차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외면해온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며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와 같은 신생 업체들이 ‘기능 최소화, 가격 최적화’ 전략으로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자동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봇은 ‘합리적 가격’이라는 기본 원칙만으로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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