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은 거짓말쟁이”라던, 일론 머스크의 말이 오히려 거짓말이었다?

조윤주 기자 / 기사작성 : 2025-06-04 18: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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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테슬라가 차세대 아키텍처를 활용한 소형 전기차(EV) 개발 계획을 폐기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당시, 일론 머스크는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기자들을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테슬라 고위 경영진을 인용한 새로운 보도에 따르면 당시 머스크 본인이 몇 주 전에 이 저가형 EV 프로젝트를 직접 중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은 테슬라 역사상 가장 기이한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 머스크가 회사의 전략을 급격히 바꾸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의 고객 인도를 막 시작했으며, 당시 차세대 Gen 3 아키텍처 기반의 새로운 EV 모델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이 차량은 ‘2만 5000달러(약 3440만원) EV’, ‘테슬라 모델 2’, 혹은 ‘테슬라 모델 Q’ 등으로 불렸으며,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플랫폼을 공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4년 초 머스크는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테슬라의 판매 실적이 감소하고, 공장 가동률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제조 공정을 위한 새 공장 건설조차도 더 이상 타당하지 않게 보였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신규 공장 계획뿐만 아니라 저가형 EV 자체를 전면 중단시켰다. 테슬라는 대신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 로보택시인 ‘사이버캡(Cybercab)’에 집중하기로 했다.

 

2024년 4월 5일, 로이터 통신은 테슬라가 저가형 EV 프로젝트를 중단했다는 내용을 보도했고, 이로 인해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보도 직후 머스크는 “로이터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반박은 주가 하락을 일시적으로 멈췄지만, 이날 종가는 여전히 3.6% 하락한 상태였다. 차세대 EV의 양산은 2025년 하반기 텍사스주 오스틴 기가팩토리(Giga Austin)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로이터의 새로운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가 저가형 EV 계획을 폐기한 사실을 알고 있던 고위 임원들은 그의 부인을 듣고 혼란에 빠졌다. 로이터는 여러 내부자와 회사 문서를 통해, 머스크가 수 주 전 이 프로젝트를 폐기했으며, 그의 발언 이후 일부 임원들이 정말 계획이 변경된 것인지 머스크에게 직접 확인했음을 밝혔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해당 프로젝트는 여전히 종료된 상태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날 장 마감 이후 머스크는 로보택시 공개 행사를 ‘8월 8일’에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또한 회사 내부에서는 의외의 발표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테슬라는 해당 일정에 맞춰 로보택시를 공개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머스크와 테슬라 경영진은 로보택시 관련 질문에 “8월까지 기다려 달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이후 8월 8일 행사는 취소됐고, 새로운 일정인 10월 10일로 변경됐다.

 

예상대로 ‘아이, 로봇(I, Robot)’이라 명명된 해당 행사는 기대에 못 미쳤고, 테슬라 주가는 더욱 하락했다. 수년간 머스크는 비전을 팔아왔지만, 이번 경우에는 투자자들과 대중이 그 이면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에는 수많은 기술적, 법적 장애물이 존재하며, 이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외신들을 종합하면 머스크의 최근 미국 정부와의 거리 두기는 트럼프 측근 그룹과의 갈등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장 명확한 신호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러드 아이잭먼(Jared Isaacman)의 NASA 수장 지명을 공식 배제한 것이었다. 

 

아이잭먼은 머스크가 추천한 인물이었다. 이는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이 사실상 끝났음을 의미하며, 연방정부 차원의 자율주행차 법제화를 기대하던 테슬라 지지자들의 바람도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종종 언론이 자신과 회사를 거짓으로 비난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많은 경우, ‘거짓말’이라던 보도가 결국 사실로 드러났고, 나중에는 머스크 본인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발각됐다.

 

지난해 로이터 보도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는 아직도 저가형 EV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5년 상반기 내 ‘더 저렴한 가격의 신형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관련 징후는 전무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슬라는 혁신적 플랫폼 기반의 신규 모델 대신, 단순 사양 축소형 모델 Y 및 모델 3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이 계획도 최근에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엔지니어링 총괄 라스 모라비(Lars Moravy)는 “새 모델은 기존 차량과 형태와 모양이 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신 오토에볼루션은 최근 보도에서 “저가형 EV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머스크의 거짓말이며, 이를 투자자, 소비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어떻게 인식할지이다”라며 “제품을 발표했다가 폐기한 후, 이를 공개적으로 부인한 행위는 투자자 기만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규제 당국이 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저가형 EV는 테슬라의 중장기 성공에 핵심적 요소로 여겨졌으며,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해당 모델을 실적 예측에 반영하고 있었다.

 

테슬라는 현재 구식 모델 라인업과 상업적으로 실패한 사이버트럭 외에는 새로운 제품이 없다. 그 결과, 최근 몇 달간 판매 실적이 급감했다. 4월에는 중국의 BYD가 유럽에서 처음으로 테슬라의 판매량을 추월했고, 현재까지도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CEO직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테슬라에 ‘풀타임 CEO’로 복귀하겠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다시 반등했으며, 이는 여전히 머스크가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외신 오토에볼루션은 “테슬라와 머스크에게는 이번 달 오스틴에서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개시할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면서 “이번 시도는 테슬라와 머스크 모두에게 있어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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