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자율 학습형 인공지능을 탑재한 차세대 드론을 실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술은 ‘하이브마인드’라는 이름의 AI 시스템으로,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방산업체 실드 AI가 개발했다.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학습하고 군집 비행할 수 있어 전쟁의 개념을 바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드 AI가 현재 개발 및 운용 중인 주력 드론은 ‘V-배트’다. 길이 2.7m 급 단일 로터 구조를 채택하고, 수직 이착륙(VTOL)이 가능해 활주로나 별도 발사 장비 없이도 운용할 수 있다. 덕트 팬(Ducted Fan) 설계를 통해 기존 로터 대비 최대 80% 향상된 추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 번의 비행으로 최대 10시간 동안 체공할 수 있다.
최근 실드 AI는 V-배트에 해군 전용 연료인 JP-5를 사용하는 중연료 엔진을 탑재하며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최대 비행시간은 기존보다 증가한 13시간에 이르며, 이착륙 역시 완전 무인화돼 별도 조작 없이 자동 수행이 가능해졌다.
핵심은 해당 드론에 탑재된 ‘하이브마인드’ AI다. 하이브마인드는 GPS나 외부 네트워크 없이도 자체 센서와 카메라를 활용해 주변 지형을 파악하고 비행경로를 생성할 수 있다. 단순히 임무 목표만 전달하면, AI가 자동으로 비행과 임무 수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행동 알고리즘을 입력할 필요도 없다.
가장 큰 특징은 군집 비행이다. 네 대의 V-배트가 하나의 팀을 이루어 최대 7만 8,000㎢ 규모의 지역을 감시하며, 동시에 약 1,000개의 객체를 추적할 수 있다. 각 기체는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한 기체가 목표를 탐지하고, 다른 기체가 레이저로 표적을 지정하면, 세 번째 기체가 공격을 수행하는 식이다. 실드 AI는 “한 대가 비행하면 모든 기체가 학습한다”라고 설명하며 집단지능 기반의 작동 원리를 강조했다.
현재 V-배트 드론은 미국 해군의 거의 모든 함정에 배치돼 있으며, 해병대 원정대 전력 7곳 전부에 도입된 상태다. 미 해안경비대와 일본 해상자위대 역시 도입을 앞두고 있다.
해당 드론은 정찰·감시·정보 수집은 물론, 수색·구조와 군사 타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마인드 기술이 적용된 무인기 체계가 향후 공군, 해군, 우주군 등 전 분야에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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