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0(제로) 시리즈’를 선보인다.
지난해 CES에서 0 살룬(Saloon)과 스페이스 허브(Space Hub) 미니밴 콘셉트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 2025 CES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전기 세단 프로토타입과 0 SUV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번에 소개된 두 차량은 실제 양산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혼다는 미국 오하이오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 허브에서 두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SUV는 2026년 초 북미 시장에서 먼저 출시되고, 세단은 같은 해 하반기에 출시된다. 일본과 유럽 시장에도 확대 출시될 예정이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0 SUV는 지난해 공개된 스페이스 허브 미니밴 콘셉트를 기반으로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채택했다. 날렵한 전면 유리, 픽셀 형태의 헤드라이트, 그리고 점등되는 혼다 엠블럼은 독특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다.
검은색 투톤 루프와 두꺼운 D필러가 개성을 더하며, U자형 테일라이트와 얇은 후면 유리는 뒷모습의 존재감을 강화한다.
실내는 기술 중심의 외관에 걸맞은 디자인을 적용했다. 2열 5인승 구조로 설계됐으며, 대시보드 전반에 스크린이 배치됐다. 기존 거울 대신 사이드 카메라를 사용하는 점도 특징이다.
한편 0 살룬은 저공차형 웨지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양산을 고려한 변화를 적용했다. 콘셉트의 상징적이었던 걸 윙 도어는 사라지고, 대신 일반 도어가 채택됐다.
그러나 전면부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재설계돼 눈길을 끈다. 헤드램프 커버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작동하며, 이는 레트로와 미래 지향적 요소를 결합한 특징으로 평가된다.
측면 디자인은 SUV와 유사하게 윈도우 라인이 D필러까지 급격히 상승하는 형태를 채택했다. 전통적인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를 사용하는 점도 동일하다. 후면부는 타원형의 조명 시그니처와 함께 뒷유리가 없는 독특한 디자인을 유지했다.
0 살룬의 실내는 SUV와 많은 디자인 요소를 공유한다. 지난해 콘셉트보다는 다소 절제된 분위기지만 여전히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르는 스크린과 테슬라에서 영감을 받은 요크 스타일 스티어링 휠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이 스티어링 휠은 차량에 탑승하거나 내릴 때 회전해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독특한 기능을 제공한다.
양산형 0 시리즈는 혼다의 새로운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by-Wire) 시스템을 적용한다. 이 시스템은 조향, 서스펜션, 브레이크를 통합 제어하며, 소니와 공동 개발한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해 배터리팩 크기를 줄이면서도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혼다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약 438km 이상으로 설정했으며, 후륜구동과 사륜구동 모델을 모두 준비 중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혼다의 ‘아시모 OS(ASIMO OS)’가 적용된다. 이 운영체제는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통합하며, 운전자의 운전 습관에 따라 점차 최적화된다.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3 기능을 지원한다.
혼다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IONNA 컨소시엄을 통해 2030년까지 3만 개의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며, 0 시리즈는 북미 충전 표준(NACS)을 지원해 미국 내 10만 개 이상의 충전소를 사용할 수 있다.
혼다는 0 시리즈를 통해 기술적 진보와 미래형 이동 수단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EV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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