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는 한때 크로스오버 시장에 절대 진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첫 번째 고성능 크로스오버 모델이 몇 년 안에 등장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푸로산게(Purosangue)다. 하지만 페라리는 이 모델을 크로스오버나 SUV라고 부르지 않는다.
페라리는 푸로산게를 두고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네 도어, 네 좌석 차량이지만, 두 개의 뒷좌석을 갖춘 모델은 창립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라고 설명한다. 즉, 크로스오버라는 용어 대신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로마(Roma)와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푸로산게는 약 2년 전부터 생산이 시작됐다. 프런트 미드십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파워트레인 자체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전동화나 터보차저 기술 없이, 전통적인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이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와 결합된 6.5리터 V12 엔진은 715마력(725PS, 533kW)과 528lb-ft 토크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310km/h를 이상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3초 만에 도달한다. 패밀리카로 분류되지만, 성능만 놓고 보면 슈퍼카와 다를 바 없다.
페라리는 현재 첫 전기차를 포함해 몇 가지 신모델을 개발 중이며, 이 전기차 또한 ‘EV’라는 명칭을 피하려 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페라리 로고를 단 모든 모델이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페라리는 절대 픽업트럭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푸로산게 출시 이후, 여러 아티스트들이 상상 속의 ‘페라리 픽업트럭’을 디자인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최근 ‘SRK Designs’가 선보인 가상의 픽업트럭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이 모델은 이탈리아어로 ‘픽업’을 뜻하는 카미온치노(Camioncino)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 픽업트럭은 강렬한 모험가적 성격을 드러낸다. 두 개의 도어와 적재 공간, 높은 지상고, 대형 오프로드 타이어, 플라스틱 클래딩, 그리고 페라리의 정체성이 담긴 전면 디자인을 갖췄다. 그릴과 휠에는 페라리의 상징인 프랜싱 호스(Prancing Horse) 엠블럼이 새겨져 있으며, 험로 주행을 위한 준비가 된 듯한 모습이다.
외형은 픽업트럭처럼 보이지만, 유니바디 구조를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크며, 저단 기어를 갖춘 본격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시장성이 부족해 현실화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결국, 이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모델로 남게 될 전망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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