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해외에 선보인 새로운 전기 SUV EV5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EV6와 EV9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 기아는 이번 EV5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 SUV를 원하는 소비자층을 정조준했다. EV5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전략 모델로, 특히 테슬라 모델 Y와의 비교에서 가격과 공간 측면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외신 카스쿱스는 ‘2025 기아 EV5가 모델 Y보다 더 합리적인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EV5의 장단점을 집중 조명했다.
# 핵심 경쟁력은 ‘합리적인 가격’
EV5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호주 기준 기본형 EV5는 5만 6,770호주달러, 한화 약 5,011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테슬라 모델 Y 후륜구동 기본형(약 5,681만 원)보다 약 670만 원 저렴한 수준이다. 또한, 상위 트림인 GT-라인도 약 6,710만 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매력이 있지만, EV5는 실용성과 공간 면에서도 가족 단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를 다수 갖추고 있다.
# 다양한 구성, 충분한 주행 성능
EV5는 세 가지 주요 사양으로 구성된다. 기본형 모델은 전륜에 215마력(160kW)의 전기 모터를 탑재하고, 64.2kWh 용량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통해 최대 400km(WLTP 기준)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더 긴 주행거리를 원하는 소비자는 88.1kW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해당 모델은 동일한 출력의 전륜 모터를 유지하면서 최대 555km를 달릴 수 있다. 사륜구동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후륜에 추가 모터를 장착해 총 308마력(230kW)의 출력을 발휘하는 ‘어스’ 및 ‘GT-라인’ 모델도 제공된다. 이 모델들은 각각 500km, 470km의 주행거리를 지원한다.
# 실내 공간 및 기능은 기대 이상
EV5의 실내는 기본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공간과 다양한 편의 사양을 갖췄다. 운전석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파노라마 형식으로 배치돼 있으며, 그 사이에 별도의 5인치 공조 화면이 더해진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기본 지원된다.
시트는 가죽과 패브릭이 혼합돼 있으며, 착석감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2열 공간은 성인 남성(약 188cm)이 앉아도 머리 위와 무릎 앞에 충분한 여유가 있어, 가족용 차량으로 손색이 없다. 독립형 에어벤트와 USB-C 포트도 갖췄다. 적재공간은 기본 513리터로, 2열 좌석을 완전히 평평하게 접을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다만, 중앙 콘솔은 외형적으로는 독특하지만 덮개형 수납공간이 없어 실용성은 다소 아쉽다.
# 일상 주행엔 최적화… 과격한 주행은 피해야
기본형 EV5는 무게가 약 1,910kg으로, 내연기관 SUV인 기아 스포티지보다 약 400kg 이상 무겁다. 이로 인해 승차감은 다소 단단하며, 특히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에서 작은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
가속 시 전륜에만 동력을 전달하는 구조상 토크 스티어가 다소 강하게 나타나며, 젖은 노면에서는 접지력이 부족하다. 장착된 넥센 로디안 GTX 타이어도 주행 안정성에 제한을 준다. 이런 점에서 EV5는 공격적인 주행보다는 부드러운 운전 스타일에 더 적합하다.
# 충전 속도는 아쉬우나 실용성은 충분
EV5는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아닌, 기존 N3 플랫폼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로 인해 최대 충전 속도는 140kW로 제한되며, 10~80% 충전에는 약 36분이 소요된다.
시승 중 평균 전력 소비량은 17.6kWh/100km로 측정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제 400km 주행도 무난히 가능하다. 급속 충전 측면에서는 경쟁 모델보다 다소 불리하지만, 일상 주행 용도로는 충분한 성능이다.
# 결론 = 실용성과 가격을 모두 잡은 전기 SUV
EV5는 EV6나 EV9과 같은 고급 전기차에 비해 주행 완성도나 정제된 품질은 부족하지만, 가족 단위 소비자를 위한 실내 공간, 편의성, 그리고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충분한 매력을 갖췄다.
중국산 전기차를 제외하면 이 가격대에서 EV5만큼의 구성과 실용성을 제공하는 차량은 거의 없다. 모델 Y보다 운전의 재미나 승차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넓은 실내와 효율성 면에서 EV5는 더욱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전기차를 고민하는 실속형 소비자에게 EV5는 강력한 대안이다. <사진=카스쿱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