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기차 시장 공세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전례 없이 전기 픽업트럭 시장을 정조준하는 등 북미 출시 계획을 공식화했다.
픽업트럭은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 중 하나다. 기아는 현재 북미 시장에서 픽업트럭을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호주 시장을 겨냥해 중형 픽업 ‘타스만’을 공개한 바 있다. 주목할 건 북미 시장에는 타스만 대신 완전히 다른 전기 픽업 모델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기아는 이번 전기 픽업트럭이 완전한 신규 플랫폼 위에서 개발되며, 도심과 아웃도어 환경 모두를 고려해 설계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 강력한 견인력, 오프로드 주행 능력, 첨단 인포테인먼트 및 안전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차체 크기나 상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포착된 시험주행 영상에 따르면 차량은 기존 기아 디자인 언어를 따른 전면부를 갖췄고, 바디온프레임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앞서 미국 시장에 적합한 중형 픽업을 개발해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생산지는 현대차 조지아 공장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소형 트럭 수입에 부과되는 ‘치킨세’와 최근 미국의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향후 현대차 버전의 모델도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기아는 해당 전기 픽업을 통해 연간 9만 대 판매, 미국 전체 픽업 시장 점유율 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포드는 올해 1분기 동안 F-150 라이트닝을 7,187대 판매했고,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의 판매량 역시 1만 2,000대를 채 넘기지 못했다. 즉, 기아가 설정한 목표는 상당히 공격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 내에서 전기 픽업트럭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며, 특히 중형 이하급 전기 트럭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따라서 기아가 출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면 사실상 비어있는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출시 시점은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시험주행 차량이 포착된 시기를 고려할 때 빠르면 2026년, 늦어도 2027년 출시가 유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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