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 전만 해도 테슬라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브랜드였을 뿐만 아니라, 모델 Y는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러나 1년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를 포함한 주요 28개 시장의 최신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의 판매량은 크게 감소한 반면, 중국계 자동차 브랜드들은 총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제이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의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5년 2월 한 달 동안 유럽에서 1만 5,700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2만 8,100대)보다 4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럽 전기차 시장 전체 판매량은 26% 증가한 16만 4,100대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중국계 브랜드들은 1만 9,800대를 판매하며 테슬라를 제쳤다. 이 같은 추세는 중국 브랜드들이 유럽 시장에서 본격적인 확장을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테슬라의 부진으로 시장 점유율도 달라졌다. 테슬라의 2월 시장 점유율은 9.6%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현재까지의 점유율도 지난해 18.4%에서 올해 7.7%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모델 Y의 부분 변경 모델 ‘주니퍼(Juniper)’가 올해 1월 공개됐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바로 판매되지 않은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부진이 일론 머스크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기보다는 신형 모델 대기 수요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모델 Y의 2월 판매량은 8,800대로 전년 대비 56% 급감했으며, 모델 3의 판매량도 6,800대로 14% 감소했다.
그러나 신형 모델이 출시된다고 해서 테슬라가 하락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주니퍼’ 모델의 변경 사항이 크지 않은 데다, 중국과 기존 유럽 브랜드들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BYD는 전년 대비 94% 증가한 4,436대를 판매했으며, 폴스타도 84% 증가한 2,405대를 기록했다. 특히 신생 브랜드 샤오펑(XPeng)은 1,034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대비 259%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2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브랜드는 폭스바겐이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180% 증가한 1만 9,600대로 집계됐다.
모델별 판매량에서는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가 여전히 1, 2위를 차지했지만, 폭스바겐 ID.4가 3위에 올랐다. 이어 르노의 신형 5가 4위, 폭스바겐 ID.7과 ID.3가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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