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개발한 역대 가장 이상한 車 ‘C88’ 소형 세단

조윤주 기자 / 기사작성 : 2025-02-02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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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참여한 역대 가장 놀라운 프로젝트를 꼽으라면 단연 ‘C88’이라는 소형 세단 개발이다. 이 모델은 포르쉐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적으로 설계한 경제적인 패밀리카로 특히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설계됐다.  

 

1990년대 초반, 중국 자동차 시장은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뒤처져 있었다. 오랫동안 자동차는 극소수의 부유층만이 소유할 수 있었으며, 선택지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기업과 합작 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점진적으로 대중적인 자동차 보급이 늘어났다.

  

 

1994년, 중국 정부는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국민차 개발을 목표로 유럽 및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디자인 제안을 받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요건은 실용성, 경제성, 그리고 대량 생산의 용이성이었다.

  

포르쉐는 1990년대 초, 미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며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다. 이에 따라 C88 프로젝트를 중국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포르쉐의 경영진은 소규모 팀을 구성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저렴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세단 개발을 지시했다. 프로젝트명 C88은 ‘C’가 중국(China)을 의미하며, ‘88’은 중국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로 선정됐다.  

 

 

목표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춘 대중적인 국민차를 만드는 것이었으며, 단 4개월 만에 초기 스케치부터 실제 주행이 가능한 프로토타입까지 완성됐다.

  

C88은 전형적인 포르쉐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보였다. 오히려 르노가 설계하고 루마니아에서 생산한 저가형 모델 다치아 로간(Dacia Logan)의 1세대 모델을 연상시킨다. 흥미로운 점은, 다치아 로간이 공식적으로 출시된 것이 C88 개발 이후 10년 뒤라는 사실이다.  

 

외관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가졌으며, 둥근 곡선을 적극 활용해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 특히 C88은 중국의 열악한 도로 상황에서도 적절한 승차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상고를 확보했다.  

 

 

실내 역시 실용성을 강조했으며, 플라스틱 소재를 적극 활용한 대시보드와 베이지색 직물 시트가 조화를 이뤘다. 포르쉐 특유의 일체형 헤드레스트 시트를 적용했으며, 기본 패키지에는 유아용 시트까지 포함됐다.

  

기능적으로는 에어컨과 디지털 라디오가 제공됐으며, 사이드 미러, 창문, 좌석 조절 기능은 모두 수동이었다.  

 

포르쉐는 C88을 위해 수평대향(Boxer) 4기통 1.1리터 엔진을 개발했다. 이는 포르쉐의 전통적인 엔진 방식이지만, 성능은 최대한 단순하게 설계됐다.  

 

 

C88은 48마력과 68마력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됐으며, 최고 속도는 약 161km/h로 소형 패밀리카 치고는 준수한 수준이었다. 포르쉐는 향후 디젤 버전도 추가할 계획이었으며, 이를 통해 더 높은 토크와 연비 향상을 목표로 했다.  

 

C88을 포함한 여러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디자인은 철저한 테스트를 거친 후 중국 정부에 공식 제출됐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결국 해외 제조업체의 참여 없이 자체적으로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키기로 결정하면서,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

  

포르쉐는 C88을 인도 및 개발도상국 시장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결국 대중차 시장 진출은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신, 포르쉐는 911보다 저렴한 스포츠카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1996년 박스터를 출시했다. 박스터는 즉각적인 성공을 거뒀고, 포르쉐의 재정 상황은 점차 회복됐다. 이어 카이엔 SUV와 파나메라 4도어 스포츠 세단이 추가되면서, 포르쉐는 명실상부한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비록 C88이 생산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포르쉐 역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로 남아 있다. 이 모델은 현재 독일 주펜하우젠(Zuffenhausen) 포르쉐 박물관에 보관돼 있으며, 포르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유일한 소형 국민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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