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우주 공간을 떠도는 우주 쓰레기가 3만 개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일부는 지구 대기로 재진입해 지상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매일 한 건 이상의 낙하가 발생하고 있으며, 민간 우주 탐사가 활발해지면서 그 빈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항공 안전 전문가들은 우주 쓰레기와 항공기 간 충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해 초 이미 우주 쓰레기가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발생했다. 스페이스 X의 시험 비행 중 발생한 파편이 카리브해 상공으로 떨어지면서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우회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호주의 콴타스 항공 역시 우주 쓰레기 낙하로 인해 일부 항공편이 최대 6시간가량 지연된 바 있다. 현재까지 항공기가 직접 피해를 본 사례는 없지만, 관련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주 쓰레기가 항공기와 충돌할 가능성이 증가하는 이유는 우주 탐사 활동과 항공기 운항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7년간 연간 우주 로켓 발사 횟수는 약 80회에서 140회 이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상업 항공기 운항 횟수도 급증해 올해 3,800만 회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우주 쓰레기가 혼잡한 영공으로 떨어지면 승객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의 이완 라이트(Ewan Wright) 연구원은 “매년 미국 북동부와 북유럽 같은 혼잡한 공역에서 우주 잔해의 재진입 가능성이 26%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당국이 안전을 위해 공역을 폐쇄할 수도 있지만, 이는 경제적 손실과 추가적인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2022년 유럽에서는 우주 쓰레기 낙하 우려로 공역이 일시적으로 폐쇄된 사례가 있었다.
라이트 연구원과 동료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로켓 본체만 2,300개 이상이며, 대부분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지구 대기로 재진입할 위험이 크다. 특히 로켓 본체와 같은 대형 잔해물은 대기권을 통과해 지표면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어 항공기와의 충돌 위험이 존재한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우주 기관과 민간 우주 기업들이 우주 쓰레기 처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임무 종료 후 로켓 잔해를 보다 통제된 방식으로 지구로 귀환시키거나, 대양에 마련된 특정 낙하지점으로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통제된 방식으로 로켓 본체를 귀환시키는 사례는 전체 발사의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로켓 운영사들이 우주 쓰레기 처리를 스스로 해결한다면, 각국 정부가 수천억 원을 들여 우주 쓰레기 청소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일부 우주 기업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된다”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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