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해 온 테슬라가 결국 중국 BYD에 1위 자리를 내줬다. 2025년 1분기 기준, 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2분기 연속 전기차 판매량에서 앞서며 새로운 시장 리더로 부상했다. 수년간 이어졌던 테슬라의 독주 체제가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그간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실제로 테슬라는 오랫동안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왔고, 연간 180만 대에 가까운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스타트업 이미지를 넘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그런 성장세는 2024년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2023년 181만 대에서 2024년 179만 대로 판매량이 줄었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감소한 사례다. 2024년 4분기에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올렸음에도, 상반기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로 인해 2024년 연간 전기차 판매량에서도 BYD와의 격차는 2만 4,000대에 불과했다.
BYD는 2024년 4분기에 전기차 59만 5,000대를 판매하며 테슬라(49만 6,000대)를 앞섰으나, 연간 기준에서는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5년 1분기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테슬라가 33만 6,681대를 판매하며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분기 실적을 기록한 반면, BYD는 41만 6,388대를 판매하며 두 분기 연속 테슬라를 넘어섰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BYD는 다수의 전기차 브랜드를 통해 수십 종의 모델을 쏟아내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차량 개발 로드맵을 축소하고 배터리 기술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적 논란까지 겹치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15.7%의 점유율로 테슬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배터리 효율과 충전 속도 등 핵심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테슬라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중 갈등과 각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되는 가운데, 테슬라는 중국과 기타 지역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비중이 높아 공급망 충격과 관세 부담에 더 취약한 구조다.
반면 BYD는 중국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동시에 배터리 원자재, 전자부품, 해상 물류까지 자체적으로 통합 운영하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제 전기차 시장의 무게 중심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테슬라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술력 재정비는 물론,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전방위 전략이 절실해 보인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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