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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5세대 TDI <출처=X> |
독일 베를린공항 입구에 폭스바겐 골프 TDI 한 대가 1년 넘게 주차된 채 방치돼 있으며, 이에 따른 주차 요금이 무려 20만 유로(약 2억 9000만 원)를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금액은 중고차 시장에서 골프 한 대의 평균 가치보다 66배 이상 비싼데,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상태로 차를 둔 것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 차량은 5세대 골프로 독일 하노버 번호판을 달고 있으며, 애프터마켓 휠과 윈치, 그리고 차 안에 간단한 음식물 쓰레기와 물병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등 주인이 급히 떠난 듯한 흔적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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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베를린공항 |
현재 이 차가 세워져 있는 주차 구역은 처음 10분은 무료지만, 이후 매시간 23유로(약 3만 2000원), 하루에 552유로(약 77만 원) 씩 요금이 부과되는 단기 주차장 구역이다. 365일 동안 이 금액을 단순 계산하면 20만 유로 이상, 미화로는 약 20만 7,700달러에 이른다.
이 믿기 힘든 상황은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아직도 차주에 대한 단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주차장을 관리하는 APCOA Deutschland GmbH 측은 이미 당국에 이를 고발했지만, 차주의 행방은 묘연하다.
차가 공공 도로 위가 아니어서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로, 현지 경찰 역시 깊이 관여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독일 일간지 빌트(Bild)는 전했다. 이 차의 차대번호(VIN)는 차주의 신분을 확인하는 열쇠가 될 수 있지만, 누군가가 이를 조회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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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5세대 TDI |
왜 누군가가 이처럼 멀쩡한 차를 공항 주차장에 장기간 방치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난무한다. 이 골프가 범죄에 사용된 뒤 유기됐을 가능성도 있고, 번호판을 바꿔 달았을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 공개된 정보가 적어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공항 주차장에 장기간 방치된 차량은 장기주차 구역에서 발견돼 결국 경매에 부쳐지는 사례가 있지만, 이번 경우처럼 단기 주차장 한가운데에 차량이 오랫동안 세워져 있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관리 회사인 APCOA 측은 이런 천문학적인 요금을 부과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고 말하며, “채무자를 특정할 수 있고, 그가 이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더욱 이상한 점은, 공항 입구처럼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1년 넘게 차가 버젓이 세워져 있는데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안전 문제를 고려하면,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얼마 안 가 견인되거나, 적어도 담당자에게 경고를 받았을 텐데, 이 골프는 마치 투명인간처럼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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