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에서 2990만 원대의 전기차를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 가격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번에 공개된 크레타 일렉트릭은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모델로, 전기차 대중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레타 일렉트릭은 42㎾h와 51.4㎾h 두 가지 배터리 옵션을 제공한다. 42㎾h 배터리는 최대 389㎞의 주행거리를 지원하며 135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51.4㎾h 배터리는 최대 473㎞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171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갖췄다. 최고 배터리 사양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7.9초가 걸린다.
충전 시간도 경쟁력을 갖췄다. 11㎾ AC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 완전 충전까지 4시간이 소요되며, 100㎾ DC 충전기를 이용하면 10%에서 100%까지 단 39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크레타 일렉트릭은 전장 4.340m, 트렁크 공간 430ℓ를 확보해 SUV 특유의 실용성도 갖췄다.
이 차량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포함한 다양한 안전 사양도 탑재했다. 전방 충돌 경고, 사각지대 경고, 차선 유지 보조를 비롯해 6개의 에어백, 경사로 주행 보조, 전자식 안정성 제어 등 안전성을 강조한 기능들이 포함됐다. 여기에 V2L 기능과 회생제동 시스템, 능동 공기 플랩(AAF) 등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도 적용됐다.
김언수 현대차 인도법인장은 “크레타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전동화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이자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비전을 반영한 첫 국산 전기 SUV”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지 생산이 있다. 한국보다 저렴한 현지 생산 모델을 출시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인도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다.
인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확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농촌 지역까지 충전망이 확대되고 있으며, 소형 전기 모터바이크의 보급 덕분에 전기차 충전소 설치도 용이하다. 대형 차량을 위한 DC 고속 충전 네트워크도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현대차는 여러 전기 모델들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인도 외에는 미국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크레타 일렉트릭의 미국 출시 가능성은 낮다. 현재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저렴하게 제공하는 전기차는 코나 일렉트릭으로 약 4940만 원부터 시작한다. 또한 5040만 원에 판매되는 기아 EV3가 미국의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수요를 충족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글로벌 수요 둔화에도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가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경기 침체와 전기차 캐즘을 넘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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