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보급이 점차 확대되면서, 충전 인프라에 대한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주차만 해도 충전이 가능한 무선 충전 시스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충전 문제가 전기차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 리포트는 전기차 이용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충전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에 따르면, 공공 충전기를 이용할 때 5번 중 1번꼴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충전기의 80%가 정상 작동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테슬라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없거나 사용을 꺼리는 운전자라면 선택지가 더 좁아진다. 슈퍼차저의 경우 테슬라 이용자들은 충전 문제 발생률이 약 4%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급속 충전기의 문제 발생률은 평균 34%에 달했다. 일반 완속(Level 2) 충전기도 25%의 문제 발생률을 기록했다.
충전기 브랜드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셸의 ‘리차지’는 절반 가까이인 48%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집계됐으며, EV고(43%), 블링크(41%) 등도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한편, 리비안의 충전기는 문제 발생률이 5%로 테슬라와 비슷한 수준의 안정성을 나타냈다.
주요 고장 원인은 스크린 오류가 가장 많았으며, 전체 하드웨어 문제의 76%를 차지했다. 충전 플러그 또는 케이블이 손상됐거나 연결이 불가능했던 경우는 19%, 충전 케이블의 길이가 짧아 주차 위치를 조정해야 하는 경우는 5%로 나타났다. 결제 오류 역시 빈번한 문제 중 하나로, 결제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으나 실제로 충전이 시작되지 않는 사례가 전체 결제 문제 중 19%를 차지했다. 아예 결제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25%에 달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주요 충전 앱을 미리 설치하고, 계정 생성 및 결제 수단 등록을 사전에 완료해둘 것을 권장한다. 장거리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추가로 지역별 충전 앱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전 방식도 중요한 부분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량이 80%에 가까워질수록 속도가 느려지는 특성이 있어, 완전 충전보다는 80%까지만 충전하고 자주 충전하는 방식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반대로 배터리가 지나치게 방전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자택에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일반 220V 콘센트에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차량 실내 온도 조절이나 배터리 예열 기능을 활용하면 충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480㎞ 이상 주행 가능한 장거리 모델을 선택하는 것도 장거리 운행 시 불안을 줄이는 방법이다.
전기차 운전에는 여전히 준비와 주의가 필요하지만, 사전에 충전 환경을 점검하고 대비한다면 대부분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작은 준비가 큰 불편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 사용자라면 충전 습관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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