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노면에서의 드래그 레이스에 가장 적합한 2인승 차량은 무엇일까? 완벽한 이탈리아 미학의 V12 슈퍼카인가, 아니면 저렴한 중국산 전기 컨버터블인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는 2011년 데뷔부터 2022년 마지막 생산 차량까지 10년 이상 회사의 플래그십으로 군림했다. 정통 계보를 잇는 마지막 차량은 1년 전 생산에 들어간 아벤타도르 울티마 로드스터다.
울티마는 람보르기니에서 제작된 마지막 피스톤 전용 슈퍼카의 고별판으로 250대의 로드스터와 350대의 쿠페로 제작됐다. 6.5리터 V12 엔진을 탑재했으며, 770마력과 531lb-ft 토크를 람보르기니 특유의 7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에 전달한다.
최종적으로 11,000대 이상의 아벤타도르가 생산됐으며, 그중 600대만이 울티마라는 명판을 달았고, 가격은 100만 달러(약 14억 4000만 원)이다. 한정 생산과 가격을 고려할 때 자동차 애호가들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모델이다.
얼마 전 MG 로드스터가 람보르기니 울티마에 쿠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드래그 레이스는 호주 자동차 매체 카익스퍼트(Car Expert)가 주관했고, 모든 과정은 동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두 차량 모두 사륜구동을 채택하고 있으나, 중국 소유로 넘어간 영국 브랜드 MG는 전기차(EV) 패러다임을 수용했다. MG 사이버스터는 두 개의 전기 모터를 탑재했으며, 람보르기니와 동일한 토크(535 lb-ft, 또는 725 Nm)를 자랑하지만, 출력은 3분의 1가량 낮은 504마력이다.
비 때문에 촉촉이 젖은 비행장이 두 차량이 격돌하는 무대가 됐다. 변수로 작용한 날씨는 기술력보다는 운전자의 능력이 조금 더 중요해질 수 있는 요인이 됐다.
첫 번째 경주에서 MG 사이버스터는 시작부터 끝까지 아벤타도르 울티마를 제치고 앞서나갔다. MG는 결국 첫 대결에서 버스 한 대 길이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는 람보르기니의 런치 컨트롤 조작 미숙 때문이다. 해당 시스템이 드라이버가 패들을 작동하기 직전 두 번째 기어로 전환돼 모든 토크를 허공에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람보르기니가 다시 최적의 출력에 도달해 MG를 따라잡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그렇다면 차량이 제대로 통제됐을 때 결과는 어땠을까? 두 번째 대결에서 울티마는 100만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며 MG와의 격차를 만회했다. 자연흡기 12기통 차량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승리를 거머쥐었으며, 266마력 높은 출력은 순간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영상에서는 레이스 시간을 공개하지 않고 대신 건조 트랙 테스트에서의 성능 수치를 제시했으며, 이 테스트에서 람보르기니가 명백한 승자임을 보여줬다.
울티마는 1/4마일(400m)을 10.83초에 도달하고, 최고 속도 131마일(211km/h)을 기록했다. 이는 MG의 11.42초, 118마일(190km/h)을 기록보다 0.6초 빠른 수치다.
공식적인 수치에서도 MG 사이버스터는 정지에서 시속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3.4초가 걸린다. 반면 람보르기니 울티마는 3.28초가 소요돼 속도에서 앞선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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