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 후 배송 중 도난당한 롤스로이스 차량이 다른 나라 연예인의 손에 넘어갔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미국 조지아에 거주하는 트래비스 페인은 자신이 구입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받아보기도 전에 도난당한 사건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해 한 중고차 판매자로부터 2020년형 검은색 컬리넌을 구매한 뒤, 애리조나에서 조지아주 애틀랜타까지 운송을 의뢰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차량이 도착하지 않아 알아본 결과, ‘중앙 디스패치를 통한 이중 브로커 사기(central dispatch double brokering scam)’에 당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페인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합법적으로 보이는 서류를 바탕으로 다른 운송회사를 통해 이 컬리넌을 픽업한 뒤 로스앤젤레스의 전혀 다른 장소로 보내 버렸다고 한다. 본래 계약한 운송회사는 차량을 받지도 못한 채 가짜 서류를 믿은 또 다른 운송회사가 애리조나주 판매자로부터 차를 가져간 셈이다.
페인은 바뀐 배송 주소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으며, 대신 인근 업체 측은 롤스로이스를 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들은 또한, 이들과 비슷한 일을 겪은 슈퍼카 소유주들의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다고 전했다.
페인은 결국 차량을 넘겨받은 운송사를 알아내 해당 담당자의 번호를 확보했다. 차량이 도난된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전 직접 연락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좋은 차네, xxx아.”라는 조롱 섞인 욕설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 차에 장착됐던 GPS 추적기는 이미 제거된 상태여서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기가 불가능했다.
이후 차를 찾을 단서를 전혀 얻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한 SNS 사용자가 틱톡 영상에 등장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이 페인의 것과 유사하다고 제보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페인은 사실일지 의심하면서도 차량의 ‘스타라이트 루프(Starlight Roof)’ 패턴을 비교해 본 뒤 자신의 차임을 확신했다. 이에 따라 해당 틱톡 영상을 추적한 끝에 멕시코의 알바레즈 이그조틱스(Alvarez Exotics)라는 딜러십에 차량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딜러십은 프로 권투 선수인 카넬로 알바레스(Canelo Álvarez) 가족이 소유하고 있다. 페인이 알아낸 시점에는 컬리넌이 흰색으로 랩핑되고 휠이 교체된 상태였지만, 시트 등 맞춤형 내부 사양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페인은 딜러십 관계자들에게 차량에 대한 진단 검사를 요청했으나, 초반과 달리 태도가 급변하며 협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롤스로이스는 멕시코의 가수 루이스 콘리케즈(Luis Conriquez)에게 판매됐고, 해당 가수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차량 내부 사진을 올린 사실도 확인했다.
페인에 따르면 콘리케즈는 딜러십을 운영하는 권투 선수 형제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여러 번 게시했으며, 페인이 마지막으로 변호사를 통해 연락을 시도했을 때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한다.
이 사건이 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현재 이 SUV를 소유하고 있는 가수의 인스타그램에는 “도난차를 과시한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콘리케즈 측은 아직 이 차량 구매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인지했는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페인은 이미 대금을 지불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여전히 인도받지 못한 채, 구매 후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차량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이런 사건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실감했다면서, “반드시 행복한 결말이 오는 건 아니란 점을 배웠다”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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