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디자인책임자(CDO) 고든 바그너(Gordon Wagener)가 인공지능(AI)이 향후 10년 내 자동차 디자이너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최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플레이시스(Mercedes-Benz Places)’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으며, 이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다소 암울한 소식이다.
자동차가 존재한 이래, 디자이너들은 각 브랜드와 모델의 개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파워트레인 차이가 줄어든 만큼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바그너는 앞으로 자동차 디자인의 주도권이 AI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미 AI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면서 “AI를 사용하면 99%는 쓸모없는 결과물이 나오지만, 1%는 유용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는 디자인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며, 앞으로 10년 내 디자인 작업의 대부분을 AI가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AI는 디자이너 연봉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AI가 다양한 산업을 변화시키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연 인간이 원하는 감성을 담아낸 디자인을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자동차 디자인에서는 감성적인 요소와 개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영역을 AI가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같은 인터뷰에서 바그너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당분간 물리적 버튼과 조작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완전한 자율주행차 개발은 여전히 높은 비용이 걸림돌이며, 지금으로서는 ‘SF 영화 속 이야기’와 다름없다”라고 설명했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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