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자동차 제조사 구르젤(Gurgel)은 자동차 애호가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한때 독창적인 자동차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회사다.
1969~1994년 약 25년간 브라질을 위해 자동차를 생산한 구르젤은 설립자인 주앙 두 아마랄 구르젤(João do Amaral Gurgel)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으며, 그는 브라질의 헨리 포드로 불릴 만큼 혁신적인 엔지니어로 유명했다.
구르젤은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과 달리 독창적인 솔루션을 적용한 자동차를 만들었으며, 일부는 특허까지 받았다. 회사는 그동안 약 3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했고, 주로 소형 오프로드 차량과 버기를 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모델은 구르젤 샤반테 X-12(Gurgel Xavante X-12)다. 이 모델은 남미 시장을 겨냥한 저렴하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난 차량으로, 탁월한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했다.
샤반테 X-12는 폭스바겐 브라질(VW do Brasil)과 협력해 제작됐으며, 폭스바겐 부품을 사용했다. 특히 1.6리터 공랭식 엔진과 4단 수동 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속도 125km/h에 달했다. 이 모델은 폭스바겐 비틀의 기본 레이아웃을 차용했으며, 후륜구동 방식과 경량 차체(차체 중량은 약 850kg)로 오프로드 주행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구르젤은 1970년대 초 플라스틸(Plasteel) 시스템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는데, 이는 유리섬유와 강철을 결합한 단일 차체 구조로 부식에 강하면서도 매우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다양한 지형을 주행할 수 있는 실용적인 차량 제작을 가능하게 했으며, 샤반테 X-12에도 적용됐다.
샤반테 X-12는 독특한 이중 핸드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후륜 중 하나를 잠가 남은 바퀴에 엔진 출력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험로에서의 주행 성능을 강화했다. 이 기술은 셀렉트랙션(Selectraction)이라 불렸으며, 일종의 제한된 슬립 차동장치 역할을 했다.
이 차량은 다양한 색상으로 판매됐으며, 하드탑이나 소프트탑을 선택할 수 있었다. 또한, 군대 등 여러 기관에서도 주문을 받을 만큼 인기가 있었으며, 지금도 브라질의 농촌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차량이다.
이번에 프랑스 파리에서 경매에 출품된 1978년형 샤반테 X-12는 희귀 모델로, 2023년 브라질에서 수입됐다. 차량은 흰색 페인트와 검은색 롤 바, 헤드라이트 보호대, 전후방 범퍼로 마감됐다.
또한, 올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한 흰색 강철 휠과 함께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여러 액세서리(앞뒤 범퍼의 보호판, 수동 윈치 등)를 장착했다.
내부는 다소 소박하지만, 검은색 비닐 시트는 매우 양호한 상태로 보존돼 있으며, 도어와 창문, 그리고 소프트탑은 탈착이 가능하다. 이 희귀한 차량은 오는 27일 파리에서 경매에 부쳐지며, 시작가는 2만 유로(약 3000만 원)다.
더드라이브 / 관리자 speed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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