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올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비자의 비율이 24개월 만에 59%에서 51%로 감소했다고 갤럽(Gallup) 여론조사가 밝혔다.
전기차(EV) 구매에 열려 있다고 답한 미국인의 비율 역시 절반에 불과했다.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거나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운전자의 비율은 2023년 대비 8%포인트 하락했다.
갤럽에 따르면 여성, 민주당 지지자, 35세 미만의 젊은층에서 관심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들은 영국, 유럽, 중국의 소비자들보다 전기차 소유에 대한 관심이 낮은 편이었고, 이제 그나마 존재했던 관심조차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된 듯하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확산 속도는 둔화했으며, 전기차를 보유하거나 구매에 열려 있는 운전자의 비율은 지난 24개월간 줄었다고 이번 조사에서는 밝혔다.
2025년 현재 전기차 보유 또는 구매를 고려 중인 운전자는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렀다. 2023년에는 이 수치가 59%였으나, 2025년에는 51%로 하락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이런 하락세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해 우파 정치인에 대한 지지로 인해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전기차 소비자층으로부터 반감을 샀고, 올해 논란이 된 미국 정부의 DOGE 수장 역할로 부정적 인식을 더욱 굳혔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EV 세금 감면 정책이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 충전 인프라 확대 둔화에 대한 걱정 역시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변화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여성의 EV 관심도는 7%포인트 줄어들었고, 남성은 5%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18~34세 연령층의 관심은 11%포인트 하락했으며, 이에 비해 중장년층의 관심은 4~5%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자의 EV 구매 고려 비율이 11%포인트 하락했고, 무당층은 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 중 EV 보유 또는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오히려 2%포인트 증가했다. 백악관이 연출한 ‘테슬라 홍보 영상’이 일부 공화당 지지자에게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정체 상태에 들어섰다 하더라도, 전동화 자체에 대한 관심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갤럽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태도도 함께 조사했으며, 하이브리드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65%로, EV에 비해 14%포인트나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연령이 높고 소득이 높은 보수 성향의 응답자일수록 EV보다는 하이브리드차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젊고 소득이 낮은 진보 성향의 응답자 사이에서는 두 동력원 간 선호도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