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인산 석고(phosphogypsum)를 사용해 플로리다에 실험용 도로를 건설하도록 승인했다는 소식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인산 석고는 비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성 부산물로, 라듐을 포함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라돈 가스로 분해된다. 라돈 가스는 암 발생 위험과 널리 연관되어 있어 환경 단체와 시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테스트 도로는 플로리다 뉴 웨일스(New Wales)에 위치한 모자이크 비료(Mosaic Fertilizer) 소유의 부지에 건설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인산 석고는 대규모 스택 형태로 저장되어 인간의 노출을 제한하도록 설계되지만, EPA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철저히 통제된 조건 하에 해당 물질의 사용을 승인했다.
EPA에 따르면 이차선 도로는 인산 석고를 포함한 네 구간(각각 500피트)과 이를 포함하지 않은 네 구간(각각 300피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인산 석고는 두께 10인치의 도로 기반층에 사용되며, 그 위에는 4인치의 아스팔트가 덮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PA는 해당 도로가 개인 소유지에 위치해 대중이 물질에 직접 노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개인 도로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소규모 파일럿 프로젝트”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였던 2020년에는 정부 도로 건설에서 인산 석고 사용이 승인되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이 승인을 철회한 바 있기에 이번 프로젝트는 사실상 재승인된 셈이다.
생물 다양성 센터 변호사 레이건 휘트록(Ragan Whitlock)은 “이 결정은 도로 작업자와 수질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하면서, “EPA가 인산염 산업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위험한 폐기물이 전국의 도로에 사용될 길을 열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대 의견을 보였다.
EPA는 이번 프로젝트가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인산 석고와 관련된 알려진 건강 위험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실험이 제한된 수준에서 유지될지, 아니면 공공 인프라에 더 광범위하게 적용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도로는 개인 소유지에 위치하지만, 그 파급 효과에 대한 논쟁은 공공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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