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유럽 최대 시장이자, 자동차 강국인 독일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 정부는 2023년 말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했고, 이로 인해 올해 전기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은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22% 감소하기도 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20% 증가해 전체 신규 등록의 38.7%를 차지했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산업은 파업, 폭스바겐의 내부 긴장, 메르세데스와 포드, BMW의 비용 절감 조치, 그리고 모든 브랜드에 압박을 가하는 시장 역학의 변화 속에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11월 자동차 시장은 24만 4544대의 승용차 판매로 전년 대비 0.5% 감소하며 근근이 버텼지만, 진정한 위기는 판매에 타격을 입은 전기차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독일 연방자동차청(KBA)이 발표한 수치를 보면 11월 전기차 판매는 3만 5167대로 전체 신규 등록의 14.4%를 차지했다. 이는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이지만, 불과 몇 년 전에 설정한 목표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2023년 말 전기차 보조금 종료 당시 폴커 비싱 교통장관은 “전기차 시장이 공적 지원 없이도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영구적인 보조금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자립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전기차 침체를 겪는 가운데 2025년 보조금 축소가 예정된 프랑스와 스페인 같은 다른 유럽 시장들도 같은 운명을 맞게 될 전망이다.
전기차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 하이브리드차는 독일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1월에는 9만 4554대가 팔려 전년 대비 20.3%라는 인상적인 증가를 기록했다. 이 중 2만 604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13.7% 증가했다.
하이브리드는 전체 신규 등록의 38.7%를 차지하며, 소비자들이 여전히 친환경 옵션에 끌리지만, 아직은 전기차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전통적인 내연기관차는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가솔린차 판매는 5.4% 감소했고, 디젤은 7.5%로 더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LPG 차량은 틈새시장임에도 3.2%의 소폭 증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미미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사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전기차 혁명을 주도하는 테슬라는 11월 판매가 55.1% 급감해 독일에서 단 2103대만 인도했다. 또한, 연초부터 지금까지 테슬라의 독일 판매는 43.6% 감소해 3만 3669대에 그쳤다.
테슬라만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전기차 전문 제조사인 폴스타는 11월 판매가 26% 감소했고, 연간 총 판매는 52.6% 급감했다.
전기차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일부 전통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는 반등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이브리드의 상징인 토요타는 11월에 놀라운 성과를 거두어 판매가 104.5% 증가하며, 시장 점유율 4.2%를 기록했다.
푸조(78.5% 증가), 시트로엥(16.9% 증가), 스코다(16.5% 증가)도 인상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피아트는 39.1% 급감했고, 기아(-16.9%), 마쯔다(-14.3%), 현대(-11.8%), 르노(-0.9%)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독일의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에서 뚜렷한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보조금을 폐지하고 전기차 제조사들이 흔들리면서 독일 전기차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는 급증하며 내연기관이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혼란스러운 자동차 산업은 단순한 정책 변화 이상의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상황이라면 2035년으로 예정된 EU의 내연기관차 판매 전면 금지가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