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브랜드의 방향성 재정립에 따라 엔트리 모델인 G70의 향후 운명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G70의 단종 가능성과 함께 이를 대체할 전기 세단 출시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현대차로부터 독립한 후 럭셔리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왔다. BMW, 벤츠, 렉서스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가 장악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북미, 중동 등 주요 시장에서 G80, G90, GV80 등의 상위 모델을 중심으로 고급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시스 경영진은 브랜드의 향후 방향성을 두고 ‘프리미엄 포지셔닝 강화’와 ‘합리적인 가격대 유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최근 마크 최(Marc Choi) 제네시스 글로벌 제품 기획 총괄은 외신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와의 인터뷰에서 G70과 관련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인 만큼, 성급한 판단은 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G70은 제네시스 라인업 중 가장 저렴한 모델로 국내 4,500만 원, 북미 4만 4,000달러(약 6,47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G70은 브랜드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아왔지만, 제네시스가 ‘고급화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마크 최 총괄은 “G70 후속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더 저렴한 가격대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최근 중동 시장을 겨냥해 초고급 맞춤형 모델 ‘원 오브 원(One of One)’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글로벌 시장에선 G80, GV80, GV80 쿠페 등 주요 모델의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다. 또한, G90 기반 쿠페 콘셉트카 2종도 공개하며 향후 고급 쿠페 시장 진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와 같은 전략에 비춰볼 때 G70 단종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제네시스가 엔트리 시장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인 GV70은 여전히 제네시스의 판매를 견인하고 있으며, 향후 소형 SUV와 전기차 중심의 저가 라인업을 확대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G70의 단종은 제네시스가 본격적인 고급 브랜드로 전환하는 신호일 수 있다”면서 “다만 후속 전기차 모델이 등장할 경우, 브랜드의 접근성과 친환경 이미지 강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네시스가 G70의 빈자리를 어떤 방식으로 채울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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