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배터리 전문 기업 CATL이 초고속 충전 기술을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신기술은 차세대 션싱 배터리, 듀얼 파워 배터리 시스템, 나트륨 이온 배터리 등으로, 향후 상용화될 경우 전기차 충전 속도 및 주행 가능 거리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은 차세대 션싱 배터리다. CATL은 이 배터리가 5분 충전으로 최대 520㎞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1초당 약 2.5㎞씩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셈으로, 내연기관차의 주유 속도와 유사한 수준이다. 참고로 2023년 출시된 1세대 션싱 배터리는 10분 충전 시 400㎞ 주행이 가능했다. 경쟁사인 BYD 역시 최근 5분 충전으로 40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를 발표했지만, CATL이 이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2세대 션싱 배터리는 완충 시 최대 800㎞까지 주행 가능하며, 영하 10도에서도 5%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단 15분이면 충분하다. 2025년 출시 예정인 신차 67종 중 해당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얼마나 많을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용화 시점은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CATL은 또 다른 차세대 기술로 ‘프리보이 듀얼 파워 배터리’를 선보였다. 서로 다른 소재의 셀을 사용한 두 개의 배터리 팩을 하나로 결합해 최대 1,500㎞ 이상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방식인데, 하이브리드 차량 중 가장 효율적인 모델과 맞먹는 수준이다. 해당 기술은 항공기의 이중 동력 구조에서 착안한 것으로, 메인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보조 배터리가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보조 배터리는 흑연을 사용하지 않아 더 작고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충전 속도는 느리고 수명도 짧은 편으로, 메인 배터리가 소진됐을 때만 사용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는 낮다. 해당 기술은 향후 2~3년 내 상용차에 적용될 예정이지만, 어떤 업체가 먼저 도입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CATL은 극한의 저온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도 공개했다. 해당 배터리는 2025년 12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기존 납축전지 및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30도에서도 30분 만에 3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고, -40도에서도 정상 작동이 가능해 혹한 지역에서 강점을 보인다.
CATL에 따르면,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주행 중 충격이나 파손에도 폭발하거나 불이 나지 않는 높은 안정성을 갖췄다. 여기에 1만 회 이상의 충전 수명을 제공하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200㎞ 이상의 주행거리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원재료 확보가 쉬운 편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생산 단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차 가격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CATL의 이 같은 기술 혁신은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온 충전 시간, 배터리 수명, 극한 환경에서의 성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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