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가 유인 달 탐사에 사용할 로버를 최종 결정해야 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올해 말까지 루나 아웃포스트, 인튜이티브 머신스, 벤투리 아스트로랩이 각각 주도하는 3개 설계안 중 하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NASA는 지난해 달 지형 차량(LTV, Lunar Terrain Vehicle) 개발 프로그램의 최종 후보 3개 팀을 발표했으며, 사업에 투입될 예산으로 무려 46억 달러(약 6조 6,552억 원)도 함께 공개한 바 있다.
후보 선정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각 팀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설계를 진전시켰다. 그중에서도 루나 아웃포스트가 주도하고 제너럴 모터스(GM), 굿이어 타이어, MDA 스페이스, 리도스가 참여한 그룹은 가장 진척이 빠른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이름은 ‘루나 던’으로, 현재 4세대 시제품까지 개발된 상태다. 최신 시제품은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열린 스페이스 심포지엄에 전시되고 있으며, 실제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 탐사 시 사용할 최종 버전에 가장 근접한 형태다.
최근 시제품에서는 ‘이글(Eagle)’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이 명칭이 최종 차명으로 확정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설계 역시 초기 렌더링 이미지보다 약간 더 컴팩트한 형태로 변경됐다. 루나 아웃포스트 측은 “우주에서의 활동 반경을 넓혀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GM이 개발한 얼티움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라는 점은 확인됐다. 이 밖에도 이글은 험난한 달 지형을 원활하게 주행하면서도 완전 우주복을 착용한 우주비행사 2인을 포함해 최대 500㎏의 화물을 운반 가능하다.
최종 설계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이번 시제품에는 2개의 수납 랙과 조절 가능한 화물 적재 공간이 탑재됐으며, MDA 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로봇팔 역시 장착돼 화물 적재 및 하역 작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런 활용 능력을 바탕으로 루나 아웃포스트는 이글을 “궁극의 우주 트럭”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전면부는 비행 갑판형(flight deck-forward) 설계가 적용돼, 탑승한 우주비행사들이 미탐사 지역의 지형을 넓게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굿이어가 공급한 특수 타이어를 장착했으며, 조종 방식은 우주비행사 직접 조종, 원격 조종, 자율 주행으로 총 세 가지다. 차량은 수많은 카메라, 센서, 조명이 탑재되어야 하고, 영하 173도까지 떨어지는 달의 밤 환경에서 최대 2주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올봄 예정된 예비설계검토(PDR)를 통해 해당 설계가 NASA의 까다로운 LTV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지가 판단될 전망이다. 만약 이글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부로 최종 채택된다면, 빠르면 2030년 발사 예정인 아르테미스 V 임무에서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달로 향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루나 아웃포스트가 LTV 시제품 개발 업체로 선정된 사실을 의외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2017년에 설립된 신생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로버 및 로봇 탐사 시스템 분야에서 빠르게 전문성을 확보하며 입지를 넓혀온 점은 주목할 만하다.
루나 아웃포스트의 경쟁사들이 향후 어떤 설계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며, 이글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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