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감가상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어떤 차를 사느냐에 따라 그 차이는 크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차량은 구입 후 5년 만에 가치가 평균 19.5%에서 최대 72.2%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차의 가치 하락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아이씨카(iSeeCars)의 최신 연구를 보면 전기차는 5년 후 평균 58.8%의 감가상각률을 기록해 전체 평균(45.6%)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픽업트럭과 하이브리드차는 각각 40.4%, 40.7%의 감가상각률을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했다.
실제로 감가상각률이 가장 높은 차량 목록에는 다수의 전기차가 포함됐다. 그중에서도 재규어 I-페이스가 가장 심각한 하락세를 보이며, 5년 만에 무려 72.2%의 가치를 잃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7,532만 원에 해당한다.
2위는 다소 의외의 결과다. 바로 BMW 7시리즈로 5년 후 가치가 67.1% 하락하며 약 9,461만 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테슬라 모델 S(65.2%), 인피니티 QX80(65.0%), 마세라티 기블리(64.7%)가 감가상각률 상위 5위권을 차지했다. 또한, 테슬라 모델 X(63.4%),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62.9%), 메르세데스 S클래스(60.7%) 등 고급 브랜드 모델들도 큰 폭의 가격 하락을 보였다.
반면, 5년 후에도 가치 하락이 가장 적은 모델은 스포츠카였다. 특히 포르쉐 911이 감가상각률 19.5%로 1위를 차지했으며, 포르쉐 718 카이맨(21.8%)이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쉐보레 콜벳(27.2%), 쉐보레 카마로(28.0%), 포드 머스탱(29.2%), 포르쉐 718 박스터(29.6%), 스바루 BRZ(30.2%), 스바루 WRX(35.5%) 등이 감가상각이 적은 스포츠카로 이름을 올렸다.
픽업트럭 중에서는 토요타 타코마가 5년 후에도 26.0%의 가치만 하락하며 3위에 올랐다. 토요타 툰드라(29.1%)도 큰 폭의 감가상각을 피했으며, 포드 레인저(34.7%)가 그 뒤를 이었다.
스포츠카나 픽업트럭이 아닌 실용적인 차량을 고려한다면, 혼다 시빅, 토요타 코롤라 해치백, 토요타 RAV4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들 모델은 5년 후에도 28.0%~30.9% 수준의 감가상각률을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가치를 보였다.
아이씨카의 수석 애널리스트 칼 브라우어(Karl Brauer)는 “감가상각은 신차 구매 시 가장 큰 비용 요소이며, 차량 유형과 모델별로 그 차이가 크다는 점을 소비자들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천만 원의 가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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