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합성유와 광유를 섞어버렸다면? 일부러든 실수든, 이제 크랭크케이스 안에는 하나의 엔진오일이 아니라 두 종류의 오일이 들어 있다. 큰일 난 걸까?
이런 상황이면 자동차 엔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힌 것일까? 엔진은 이미 끝장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인터넷에서는 마치 광유와 합성유를 섞는 게 반물질과 물질을 섞는 것처럼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떠돌았지만, 결국엔 이 둘 모두 석유 기반의 제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흔히 광유는 100% 천연 유기물이라 불린다. 반면, 실험실에서 다양한 윤활제, 세제, 보호 폴리머 등을 조합해 만든 합성유도, 핵심 성분으로는 고품질 광유가 소량 포함돼 있다.
이는 광유와 합성유가 기본적으로 호환된다는 뜻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말과 당나귀가 서로 교배 가능한 정도의 호환성이라고 보면 된다. 이 둘을 섞으면, 부모 양쪽의 장단점을 함께 가진 혼종이 나오는 셈이다.
만약 광유와 합성유를 섞게 됐거나, 엔진 오일을 보충할 때 합성유를 사용했다면, 단기적으로는 엔진에 아무런 손상이 가지 않는다. 실제로 이 둘이 섞였을 때 벌어지는 유일한 일은, 광유가 합성유의 성능을 희석시켜 그 안에 포함된 각종 첨가제들의 효과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엔진 내부를 즉시 부식시키거나 염소가스를 만들어내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합성유의 수명과 성능은 일정 부분 감소하게 된다.
예컨대 합성유와 광유를 섞는 것은 대체로 무해하다. 다만 평소보다 조금 더 빨리 오일을 교환해 주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 혼합 오일은 순수 합성유에 비해 그리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합성유와 광유를 오가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엔진에 해가 되는 일은 아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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