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높낮이가 다른 지형에서도 걸을 수 있게 됐다. 비록 어설픈 걸음걸이지만, 미끄러운 경사면에서 균형을 잃었다가 회복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이번 실험은 로봇의 시각 시스템을 완전히 끈 상태로 진행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까지 세 종류의 로봇을 선보였다. 2022년 9월 범블비를 시작으로 2023년 3월 1세대 옵티머스, 같은 해 12월에는 더욱 세련된 2세대 옵티머스를 공개했다. 올해는 3세대 모델이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공개되지 않았고, 연말까지도 출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대신 테슬라는 사이버캡 공개 행사인 '위,로봇'에서 옵티머스의 새로운 손을 선보였다.
옵티머스의 업그레이드된 손은 22개의 자유도를 갖춰 더욱 인간다운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특히 공중에서 날아오는 테니스공 두 개를 잡아내는 모습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인간의 손이 27개의 자유도를 가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옵티머스의 성능이 인간의 수준에 상당히 근접했음을 알 수 있다.
테슬라는 이제 옵티머스의 다리 움직임을 강조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서 옵티머스는 울퉁불퉁한 언덕과 나무 조각이 깔린 지형을 오르내리며 걸어 다녔다. 이는 기존에 보여준 사무실 바닥보다 훨씬 까다로운 환경이다. 게다가 시각 시스템 없이 다른 센서들만으로 균형을 잡아야 했다.
최근 테슬라 엔지니어로 임명된 밀란 코바츠는 센서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옵티머스의 내장 컴퓨터가 0.002~0.003초 만에 처리해 움직임을 제어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빠른 반응 속도 덕분에 어려운 조건에서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 후반부에서 옵티머스는 가파른 경사면에서 미끄러졌지만, 빠른 반사 능력으로 균형을 되찾고 내리막길을 계속 내려갔다. 인간이었다면 넘어졌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화제를 모았다.
테슬라는 현재 옵티머스가 불가피하게 넘어질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속도와 방향 명령에 대한 반응성도 개선하고 있다. 시각 시스템이 더해지면 더 나은 움직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지금의 아기 걸음마 같은 걸음걸이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onlythebestch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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